전라남도 가볼만한곳 운치있는 가을 속으로, 진도 운림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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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진도로 여행을 떠나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여행지 중에 한 곳이 바로 운림산방이었습니다. 단순한 한옥과 정원의 고즈넉한 풍경만 볼 수 있다는 점을 넘어 우리나라 회화의 한 획을 그은 분, 가문의 거처라는 사실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지금까지도 그 후손들이 선조들의 화풍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사진 속으로 운림산방의 멋스러운 풍경은 많이 봤지만 실제 진도 쏠비치에서 운림산방까지 가는 길도 참 아름다웠습니다. 구불구불한 첨철산의 고개를 넘어 운림산방 입구까지 길게 뻗은 나무 터널을 지날 때는 남도의 가을 속으로 그냥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참고로 진도 쏠비치에서 운림산방을 가는 길은 두 가지 코스가 있는데요. 신비의 바닷길 마을 방향으로 가야 전망좋은 고개와 나무 터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올 때는 진도읍내 방향으로 나오면 바로 10분거리에 진도읍이 있고요.

주차장은 좁지도 넓지도 않았습니다. 운림산방 바로 옆에는 진도 쌍계사라는 절도 있는데요. 그곳과 주차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쌍계사는 시간이 없어 이번 방문은 운림산방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주차료는 무료였습니다. 주차장과 운림산방 앞쪽 도로에는 카페도 있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도 몇 곳 있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매표소는 짧은 계단을 올라 그림판매소 앞 한옥 담장을 따라 가면 나왔습니다. 요금은 성인 2천원, 어린이 8백원이었습니다. 방문객들이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넓은 장소라서 많이 붐빈다는 생각은 들 지 않더라고요.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남도의 고즈넉한 가을 풍경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전라남도 가볼만한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의 집이라서 그럴까요? 보이는 풍경 모두가 한폭의 그림같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운림산방이라는 이름은 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른 안개가 구름숲을 이룬다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산방을 둘러선 산들에 아침 저녁안개가 드리워지면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그런 운치있는 풍경을 보진 못했어도 이곳에 서보니 충분히 짐작은 되었습니다.

초지 건너편 소치 허련의 소치화실이 있고 그 뒤로 그의 거처인 소치가옥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곳의 명품 풍경은 소치화실과 그 앞의 연못이 어우러진 풍경이었습니다. 화가의 미적감각이 그대로 표현된 화실과 연못 그리고 주변의 경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이 더 짙어질 때 오면 남도의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움직이는 연못의 비단잉어들을 보는 것은 또다른 재미였습니다. 물고기 먹이를 줄 수도 있어서 아이들과 한참을 연못가에서 놀았습니다.

연못과 소치화실을 배경을 건너편에서 사진에 담을 수 있게끔 위치 좋은 곳에 벤치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였던 소치 허련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였다고 하는데요. 추사가 죽자 이곳 고향 진도로 내려와 운림각과 묵의헌을 짓고 직접 연못을 만들고 주변에 나무들을 심었다고 하는데요. 그가 죽자 그의 아들 허형은 이곳을 떠나 옛모습을 잃어 버렸다고 합니다. 이후 허형의 아들이 다시 사들였고 1982년 그의 아들 허형이 옛모습대로 다시 복원을 하였고 그 이후 몇번의 보수를 통해서 지금의 운림산방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풍경도 풍경이지만 소치 허련 가문의 이야기와 우리나라 그림의 역사를 듣는 일도 흥미로웠습니다.

소치화실과 가옥 옆으로는 넓은 잔디밭으로 이루어진 정원이 있었는데요. 그곳에 나무 밑에 의자모양의 바위가 있더라고요. 아이들은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 떠올랐나 봅니다. 의자에 앉자마자 생각하는 사람의 포즈를 취하더라고요. 화가의 집에 오니 아이들도 예술적인 창의성이 마구마구 샘솟나 봅니다. 물론 서양 조각가의 작품을 떠올리긴 했지만 예술엔 국경이 없는 거잖아요. 재밌는 한 장면이었습니다.

운림산방에서 바라본 연못과 주변 풍경은 또다른 감흥을 주었습니다. 가을이 덜 익긴 했지만 환한 남도의 햇살로 가득한 정원과 연못의 풍경이 남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상징처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연못 가운데 커다란 배롱나무가 심어져 있는 섬은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었을 때나, 가을이 더 깊어졌을 때 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공주아빠의 생각으론 그때가 전라남도 진도 가볼만한곳으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시기였습니다. 운림산방 틀마루에서 앉아 사진도 찍고 연못 앞 벤치에 앉아 사진도 찍으면 마치 소치의 그림 속에 들어간 느낌이 들더라고요.

소치의 화실 뒷편으로 바로 그의 가옥이 있었습니다. 기와지붕인 화실과 달리 초가지붕의 소박한 가옥이었는데요. 부엌 틀마루 방 두개 정도의 아주 소박한 집이었습니다. 마당엔 오래된 듯한 돌절구와 맷돌도 있었고요. 마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운림산방 주변의 첨철산에서 내려온 듯한 약수도 있었습니다. 방문객들을 위한 주인의 배려였을까요? 가옥을 둘러본 후 바로 뒷편의 운림사는 밖에서만 슬쩍 보았습니다. 운림산방 옆의 소치기념관을 바로 가보았습니다.

기념관 또한 운림산방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한옥 건물이었습니다. 기념관은 소치 허련의 소장품이었던 수석과 그릇 등 다양한 소장품들과함께 허련 집안의 5대에 걸친 작품활동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남종화에 대해서 문외한이었지만 붓과 먹으로 그려진 산수화들을 감상하니 뭔가 마음 속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산수화의 특징인 여백의 미라는 것이 무언인지도 어느 정도 실감할 수 있는 것 같았고요. 운치있는 진도 운림산방에서 옛 사람들의 수준높은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이보다 아름다운 가을 여행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전라남도 가볼만한곳으로 추천할만 하죠?

소치 허련 가문의 남종화에 표현되 여백의 미처럼 진도 운림산방의 정원과 풍경도 여유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넓은 잔디밭에 군데군데 심겨진 멋스런 나무들과 아무렇게나 놓여진 듯한 바위들까지 ... 카메라 앵글 속에 들어온 풍경들이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첫눈에 감탄이 나오는 그런 화려한 풍경은 아니었지만 옛날 산수화를 보는 듯한 고즈넉한 풍경들이 오히려 힐링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끝은 진도역사관을 관람 후에 진도 운림산방 관람을 마쳤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전라남도 진도에서 아름다운 그림과함께 멋스러운 가을의 한 때를 보낸 것 같습니다. 단풍이 거침없이 남녘으로 달려가고 있는 요즘인데요. 아마도 지금쯤이면 진도 운림산방에도, 그곳을 둘러싼 첨철산에도 단풍이 더욱 진해졌을 것 같습니다. 전라남도 그곳에서도 진도의 가볼만한곳을 찾으신다면 가을이 짙어진 진도 운림산방에 가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멋스러운 가을 풍경과함께 아름다운 그림들 속에서 힐링을 얻어오실 수 있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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