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지 도심 속 정원 석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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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제가 요즘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좀 잠잠히 지내고 있어요.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지라 방콕 모드도 좋지만 가끔 여행의 피를 잠재워주기 위해 도심 속 정원을 찾아 나서곤 하는데요.

그중의 한 곳이 석파정이었어요.

지난번 맘먹고갔었는데 입장 시간이 제한이 있었던지라 아쉽게도 그냥 돌아왔었거든요.

그렇다고 포기할 제가 아니었기에 답답했던 날 서울여행지를 찾아 다시 찾았답니다.


인왕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석파정은 조선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이 지은 별서이자 정원이 있는 곳을 통상적으로 말하는 곳이에요.

가는 방법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오셔서  지선버스 1020,1711,7016,7018,7022,7212 등을 타고 자하문터미널입구 하차하시면 됩니다.

5호선 광화문역 2,3번 출구로 나오셔서 마찬가지로 버스로 환승하셔도 되고요.

생각보다 교통 편이 편한 편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자가를 이용해서 갔는데 미술관 주차장에 한 시간 반은 무료 주차 가능하더라고요.


석파정은 서울미술관이랑 같이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운영시간은 본관 미술관은 10:00~18:00까지 였고요.

신관 및 석파정은 11:00~17:00까지 오픈 시간도 마감시간도 한 시간씩 짧았어요.

둘러보는데 시간이 필요하기에 입장 가능 시간은 마감 한 시간 전이었기 때문에 지난번에 못 들어갔던 거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입장권은 서울미술관 전시와 함께 석파정을 같이 관람하실 수 있는 통합권이었는데요.

성인 11,000원, 학생 7,000원, 어린이 5,000원입니다.

전시 입장권은 티켓팅을 한 당월 월 말까지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답니다.

일일 입장권은 5,000원으로 당일 석파정만 관람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이용하시면 되겠더라고요.


저는 가면서 혹시 할인이 되는 거 있나 하고 찾아봤더니 카카오톡 석파정서울미술관 플러스친구 추가하면 1,000원

유튜브 구독하시면 추가 1,000 원해서 2,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이런 거 잘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간 시간도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던지라 도심 속 정원부터 둘러보기로 했어요.

원래는 미술관 본관 전시 관람하시고 정원 둘러보시고 신관까지 보시면 딱 좋을 코스인 것 같더라고요.

신관은 이렇게 따로 정원 내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들어서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었어요.

서울에 아직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것이 지금은 개인 소유라는 것도 더 놀라웠어요.

사실 부러움이 더 컸던 거죠.


야외공연 안내도가 입구에 있으니 한번 보고 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냥 산책 삼아 걸어도 되지만 이왕 온 거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둘러보고 가면 좋잖아요.


원래는 집 뒤에 삼계동이라고 새긴 커다란 바위가 있어 삼계동 정사라 불렸다고 해요.

그러다 대원군이 집권하면서 석파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앞에 있는 산이 모두 바위언덕이기 때문이랍니다.

푸릇푸릇한 정원이 잘 꾸며져 있어서 아이들 데리고 와도 좋을 서울여행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흥선대원군 별서부터 관람해보기 위해서 들어가는데요.

뒤쪽 계단을 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더라고요.


조선의 왕이 선택한 이 공간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 집이지요.

고종은 이곳을 행전이나 행궁 시 임시 거처로 사용하였다고 하는데요.

옛날 한옥집 그대로를 잘 보존하고 계셨어요.

제가 한옥을 정말 좋아하잖아요.

막상 살라고 하면 불편하겠지만 이런 감성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이곳이 고종 황제가 석파정에 행차하셨을 때 기거하시던 방이랍니다.

외부와의 차단이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조망이 아주 멋진 곳이었어요.


앉아서 바라보니 저 멀리 부암동에 이렇게 나무가 많았구나 싶더라고요.

멀리 숲처럼 많은 나무 사이에 옹기종이 모여 있는 집을 보니 이 동네로 이사 오고 싶더라고요.

한참을 앉아서 멍 때리면서 바라본 것 같아요.

저 집 너무 좋다.. 저긴 너무 독특한데?

그러고 보니 주로 집을 보고 있었네요.


다니다 보면 곳곳에 스탬프를 찍는 곳이 있어요.

몇 군데 안되니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스탬프 찍는 재미로 아이들에게 흥미 유발하기 좋을 것 같더라고요.

우리 조카님들에게 시켜보면 은근 재미있어하더라고요.


흥선대원군의 별서 앞에는 계곡도 있었는데요.

물이 하나도 없어서 아쉬웠어요.

워낙에 얕은 계곡이었었는데 바닥을 이루고 있는 펑퍼짐한 너럭바위가 산자락으로 이어진답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흐른다고 하니 어쩌면 언제 다시 오면 볼 수도 있겠어요.


사랑채 바로 옆에는 엄청나게 큰 노송이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이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었을 만큼 오래된 거라고 하는데요.

여름이면 많은 분들이 이 그늘 아래에서 쉬어 가도 될 정도로 크더라고요.


흥선대원군이 이곳을 좋아한 이유는 와 보니 수긍이 가더라고요.

푸르른 나무 사이에서 걷다 보면 모든 걸 내려놓게 되고 마음이 비워지는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왕이 국사와 쉼을 동시에 이루기에도 너무나도 좋을 공간이기도 했을 것 같아요.

저도 가끔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멀리 갈 것 없이 서울여행지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흥선대원군 별서에 자리 잡은 정자가 석파정이죠.

대원군의 호를 따 석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요.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과 중국의 건축양식이 적절히 조합되어 있는 정자라고 합니다.

당시 이국 취향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데요.

바닥을 나무로 하는 한국식이 아닌 화강암으로 만들었다는 점 또한 특이하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자에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이었는데요.

물이 말라서 그렇지 예전 여기에 물이 흐르고 푸르른 나무들이 관리가 잘 되었다면 이곳에 앉아서 보이는 풍경 또한 멋질 것 같더라고요.


오랜만에 나온 김에 인증샷도 한 장 찍어주었는데...

최근에 거의 집 밖을 안 나갔더니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아줌마가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사진 보고 나도 깜놀  ㅠ 이러다가 우울증이 올 판이네요.

어여 다이어트 시작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겠어요.


정원 끝에서 만날 수 있었던 너럭바위는 정말 신기했는데요.

코끼리 형상을 닮아 코끼리 바위라고도 불린다고 하더라고요.

인왕산의 특징을 잘 드러내주는 자연 석조물로 생김새와 영험한 기운으로 인해 소원을 이뤄주는 바위로도 알려져 있대요.

아이가 없던 노부부가 이 바위 앞에서 득남을 빌어 소원을 이루었고 아들의 시험 합격을 기원한 한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로 결국 아들의 출세길에 들어섰다는 이야기 등의 재미있는 전설이 구전되어 오고 있어 행운바위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코끼리를 닮았나요?

보면 볼수록 제 눈에도 그렇더라고요.

신기한 마음에 저도 마음속으로 살짝 소원도 빌었다는 건 안 비밀!


편하게 산책할 수 있게 바닥은 돌을 다 심어 놓았더라고요.

비가 와도 질척거리지 않고 걸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서 여기 앉아서 쉬어도 좋을 것 같았어요.


사계절 다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은 공원이죠.

꽃이 피는 봄에 오면 더 이쁠 것 같았는데 저는 왠지 눈 쌓인 겨울에 오면 운치 있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삼층 석탑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데 아무 생각 없이 돌아본 별서의 모습이 너무 멋진 거예요.

조금 전까진 저곳에서 이곳을 바라보았는데..

어느 곳에서 봐도 멋진 경치가 두 눈에 담기니 서울여행지로 올 게 아니라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신라시대 삼층석탑이 있더라고요.

이중 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를 올리고 그 정상에 머리장식을 장식한 일반형 3층 석탑의 모습이랍니다.

화강암 재질의 높이가 4.5m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돌이 참 신기하게 생겼어요.

저는 처음에 이게 너럭바위인 줄 알았다니까요.

스크래치를 일부러 이렇게 내라고 해도 못 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자연적으로 생긴 거겠죠.


이곳엔 사람이 살고 있는 건지 개방을 안 하더라고요.

안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고 저 혼자 예측한 것인데 정확한 사실은 모르겠네요.


소수운련암 각자라고 하는데요.

김흥근이 삼계동정사라 불렸던 별서를 조영하기 이전에 이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는데요.

이곳에 쓰여 있는 글귀로 이전 모습에 대해 추청하는 정도라고 해요.

스탬프 찍는 종이에 표시가 되어 있어서 돌아보게 되지 아니었음 저게 뭐지? 그러곤 그냥 지나쳤을 것도 같아요.


나무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삼층석탑이네요.

가까이에서 보는 거랑 멀리서 보는 건 뭐든 느낌이 참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이제 도심 속 정원을 둘러보았으니 미술 전시회를 관람하러 가 봅니다.

저는 신관부터 둘러보았어요.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네가 와서 봄이다..

입구에 쓰여 있는 글귀부터가 마음에 콕 ~ 와닿네요.


서울미술관 신관 1층에는 다색조선: 폴 자쿨레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프랑스 사람인 폴 자쿨레가 아시아인들의 문화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동양의 전통 기법인 다색판화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해방 이후 한국의 모습은 어땠을까.

시대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그린 흥미로운 미학적 실현을 보이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그중 그가 그려낸 한국의 모습을 주제로 한 대표 작품 2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짧은 저고리 밑으로 가슴을 드러낸 아낙, 장죽을 물고 있는 노인, 시뻘건 고추를 말리는 남정네 등등 작품들을 감상했어요.

정원만 생각하고 왔던 서울여행지에서 이렇게 작품 관람까지 할 수 있으니 너무 좋은 거 있죠.


지하 1층에는 신관 M2 개관 기념 전시로 거인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서울미술관을 대표하는 소장품들 중 최고의 작품만을 엄선하여 전시하고 있다고 해요.

얼마 전 티브이 드라마에서도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을 했더라고요.

제가 갔던 곳이 나오니 신기했다는..

다른 작품들도 인상적이었지만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던 항아리 8점은 권영배 명장님의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원형에 가깝게 말아 올린 형태가 달을 닮아 붙여진 이름인 달항아리였는데요.

꾸밈없는 색상, 당당한 기형미, 욕심내지 않음으로써 얻어지는 자연스러움을 나타내는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신관 건물 2층에는 석파정에 대한 스토리, 사계절을 담은 사진 등 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하얀 눈이 쌓인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산책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였어요.



루네쌍스 다방은 그냥 꾸며놓은 공간이 아니라 여기서 직접 차도 마실 수 있는 카페였어요.

이곳을 통해서 야외 정원과 신관으로 갈 수 있었는데요.

본관으로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로 이쪽을 통해 이동하면 되더라고요.

시간적인 여유만 있었더라면 여기서 쌍화차라도 한잔했을법한 분위기였는데 말입니다.


이곳은 하비에르 마틴 : 보이지 않는 이름으로 전시가 된 곳이었는데요.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에 코와 입을 남겨두고 눈과 뺨, 이마를 다 없애버렸어요.

근데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는데요.

외모를 우상화하는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그림이라고 하더라고요.


하비에르마틴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예술 활동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스페인의 다원 예술가랍니다.

8살에 첫 개인전을 가질 만큼 타고난 예술가였다고 해요.

초등학교 1학년인 나이에 개인전이라니.. 저는 조카들을 기준으로 생각해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럽, 홍콩, 미국,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활동한 작가랍니다.

이곳은 그의 대표작인 블라인드니스 컬렉션이었는데요.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눈을 네온사인이나 페인트를 이용해서 의도적으로 지워냈어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뭔가 생각해볼 수 있는 곳이었던 것 같아요.


안 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는 하루 24시간 동안 무의미하게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 예술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데 중점을 둔 전시라고 해요.

아침, 낮, 저녁, 새벽..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저에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곳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전시를 후다닥 보고 나왔던 게 아쉬웠어요.


작가 21팀이 모여 일상 속 순간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들이 그려낸 예술적 심상을 경험할 수 있게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우리 인생에서 예술이나 이런 작품 전시가  얼마큼 비중을 차지하는 것인지에, 삶을 풍요로워질 수 있게 하는지 탐구한 내용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말 그대로 먹고사는데 별지장이 없는 예술이지만 또 반대로 우리 삶을 얼마나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시랍니다.

한 달 동안 입장 가능한 티켓이다 보니 다음에 시간적 여유가 좀 있을 때 다시 오면 그땐 전시 위주로 좀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에 전시를 너무 못 보고 온 게 아쉬웠거든요.


단순히 도심 속 정원 내에서 푸르름을 보고 산책이나 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보았던 서울여행지였는데요.

이곳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건 참 다양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심 속 정원 산책도 좋았지만 미술 전시회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주말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교육적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더라고요.

저는 미술관 관람을 너무 못해서 조만간 한 번 더 다녀오려고 해요.

안 봐도 사는데 지장은 없겠지만 뭔가 생각의 전환점이 될 것 같기도 하겠더라고요.

그때 조카님들도 좀 데리고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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