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가볼만한곳 평창 오대산 선재길 단풍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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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가볼만한곳 평창 오대산 선재길 단풍 절정~ 2019 가을 단풍여행을 평창으로 달려와야 하는 이유!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계곡 옆 숲길은 울긋불긋 단풍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어요.
가을은 참 예쁘다


남쪽에서 다시 북쪽으로, 이렇게 오가면서 여행을 다니다보니 계절감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바로 알겠더군요. 강원도 평창 오대산 월정사 선재길의 단풍이 이쁘다는 건 이미 제가 경험을 했던지라 올해도 꼭 그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요. 이 가을날 단풍소식이 들려오면 강원도 가볼만한곳으로 한번은 염두에 두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악산, 오대산.. 단풍 소식에 하루하루가 기다려졌는데요. 서울에서 1시간반정도면 도착하니 단풍만 보고 가도 충분할 가까운 곳이 되었어요.

오대산 단풍 절정이라는 소리가 들려서 기대를 하면서도 아직은 아닌거 같단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월정사 지나서 상원사 방향으로 달려갈수록 감탄이 끊이지 않았어요. 한참이나 계절을 앞선 온통 붉은 창밖 풍경에 환호성을 지를뻔했는데요. 10월 중순 이때가 딱 절정의 모습을 보일 거 같았어요. 이제부터 10월까지는 붉은 기운은 유지하면서 11월까지도 만추의 정취를 보여줄 거 같았는데요. 전구간을 걷기에는 다른 일정이 있어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는데요. 상원사 방향으로 4.7km정도 위에 내려서 걸어 내려오는 코스로 선택을 했어요.

평일임에도 단체로 오신 단풍놀이객들이 많았는데요. 스님들이 오가던 작은 오솔길은 알록달록 사람의 행렬로도 물이 들어 가을색이 절정에 달하고 있었어요. 사람도 물들고 계곡물도 물들고 옆사람의 얼굴도 빠알갛게 물들었던 날. 흐린날이라 햇살 없이 단풍을 즐겼지만 충분히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마리안의 여행이야기-마음이 머무는 이곳
(여행일: 2019. 10. 15)


서울에서 진부역까지 1시간 20분 내외로 도착을 했는데요. 단풍철임을 감안하면 좀 이르게 가는 것이 맞았는데 느긋하게 출발했으면 일정이 더 촉박했겠다 싶었어요. 서리에 눈소식도 있어서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하나 했거든요. 그런데 도착해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바람이 잠잠했던 날이라 괜찮은 거 같긴 했는데요. 일단 월정사로 출발.. 시작점은 상원사 방향으로 올라가서 내려오기로 했는데요.

천년세월이 깃든 숲길로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이십리가 넘는 약 10km에 달하는 거리예요. 그래서 편도로도 3시간 정도 잡아야 하는데요. 1시간 30분 정도 걷는 것을 목표로 해서 섶다리를 지나서 좀더 위로 올라와 숲길이 보이는 곳에서 시작했어요.

​계곡으로 지나는 길이 보여서 그것만 보고 차에서 내렸는데요. 여기가 어딘지.. 오대산장까지는 올라가지 않았으니 그 어디메즈음. 바로 보이는 다리가 갈골교라고 적혀 있었는데요. 월정사에서 대략 5km 정도 되는 즈음에서 시작한거 같습니다.

일단 거리고 뭐고 단풍색에 빠져서 이쁘다는 말만 연거푸 쏟아내었어요. 사실 좀 빠르지 않을까 내심 큰 기대를 하고 온것은 아니었는데요. 그런데 벌써 이렇게 가을은 성큼 다가와 있었어요. 전날 비가 내렸다고 하더니 그 영향인지 계곡물소리는 어쩌니 경쾌한지. 깨끗한 물이 폭포처럼 흐르는데 이제 춥다는 느낌이 드는 걸 보니 참 간사한 감정이다 싶었어요.

​오대산 선재길은 흙, 돌, 나무, 물을 모두 밟으면서 걸을 수 있는 치유의 숲길인데요. 이런 표현을 하는데는 이유가 있는법. 직접 이길을 걸어보면 아마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물소리 새소리 들으면서 좁은 숲길을 걸으면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치료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가 있을 겁니다. 혼자 걸어도 좋구요. 가을을 닮은 사람들과 같이 하면 더 좋겠지요.

​오대산과 가까운 곳부터 물들어 내려오는 단풍. 이번 주는 산행을 즐기는 분들도 무척 많겠구나 싶었는데요.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다면 무난하게 오르내리는 숲길을 따라 걷는 것도 추천합니다. 선재길이라면 충분히 걷는 재미와 휴식 같은 풍경에 나오길 잘했다 할게 분명하거든요. 계곡길을 따라서 구불구불하게 흙길, 돌길, 데크길, 다리도 건너면서 지루하지 않는 코스를 내어주는 길이에요.

저는 평창을 시기별로 찾고 있어서 조금은 무덤덤해질 만도 한데요. 그럼에도 막상 눈앞에 단풍을 보고 있으면 처음 보는 듯이 숨 죽은 세포들이 살아나 놀라워하게 되네요.^^ 같이 공감하고 같이 풍경을 나누면서 걸으면 밋밋하던 풍경도 뭔가 의미가 있어지잖아요. 그렇듯이 어디를 가도 무엇을 봐도 같은 마음으로 나눌 수 있는 이들이 함께하면 좋은거 같아요.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 싱그럽게 느껴졌던 숲이 어느새 이렇게 헉헉대던 여름을 보내고 다른 한해를 준비하는 찬란한 빛을 발산하고 있으니 그저 자연의 순리에 감탄만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숲길을 따라가면 거제수나무쉼터가 나왔는데요. 주요 포인트마다 안내판과 함께 이렇게 에티켓 토퍼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지난번에 왔을 때는 배경이 없이 실루엣만 있어서 이뻤는데요. 오래 사용하려는 방법인지 더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쓰레기 되가져가기 등 숲에서의 에티켓을 문구에 넣었는데요. 꽃길만 걸을 수 있도록 쓰레기 없는 숲으로 유지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겠지요.

그렇게 타박타박 걷다 보니 팻말에 적은 길이가 팍팍 줄어들고 있었어요.

​거리는 줄어들고 있었으나 앞서 빨리 걷고 싶지 않게 하는 풍경들이었어요. 그럼에도 마냥 머물 수는 없으니 눈으로 사진으로 충분히 보려고 했는데요. 벌써 이렇게 곱게 물들면 가을을 빨리 보내야하는 거니 아쉽기도 하고, 참 복잡해지는 마음이더라구요.

​하지만 이 아름다운 길위에서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는 것이 현명하겠지요. 오로지 보이는 색에 빠져서 자연을 대하는 것이 바로 치유의 시간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오대산 선재길은 이미 가을단풍명소로 알려져 있어서 이번 주말부터는 길에 사람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질거 같습니다. 이런 한산한 길도 우리만의 복이다 생각을 하고 걸어갔어요. 이렇게 중간중간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야 해서 이 다리 위에서 계곡을 따라 보여주는 골짜기 단풍이 그림 같았어요.

계곡 아래로 걷기도 하고 돌길을 걷기도 하면서, 단풍구경하다 헛디디지 않게 안전에도 유의를 해야겠더라구요.

​그렇게 걷다 섶다리가 있는 곳까지 닿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주변 단풍이 참 이뻤던 것으로 기억을 해요. 절정일 때는 아니어서 이번주말 이후에 불이 난듯이 붉지 않을까 예상을 해보는데요. 이때도 충분히 이뻤어요.

다리 위를 정면으로 보면서 사진을 담았더니 그냥 흙길로 보였는데요.

​옆에서 보면 이렇게 섶다리의 특징이 드러나지요. 이 다리는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임시로 만든 다리인데요. 잘 썩지 않는 물푸레나무나 버드나무로 다리 기둥을 세우고 소나무나 참나무로 만든 상판에 섶이라고 하는 솔가지나 작은 나무 등의 잎이 달린 잔가지를 올려 엮어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다리예요. 처음 왔을 때는 조금 아슬하게 보이는 다리였는데 지금은 꽤 단단하게 잘 만들어져 있었어요.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나는 10월~11월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다리를 만들어서 겨우내 강을 건너다녔다고 하는데요. 여름에 홍수로 다리가 소실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별다리"라고도 불린데요.

​섶다리 옆 에티켓 토퍼에는 "앙~대요 계곡물놀이"라는 문구가 있던데요. 들어가지 마시오.. 이렇게 명령조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귀엽고 이쁘잖아요. 들어가려고 하다가도 돌아서겠던데요.^^ 계곡 쪽으로 늘어진 단풍나무가지가 얼마나 붉던지. 나무 아래 서면 단풍우산을 쓰고 있는 것처럼 하늘을 다 덮어서 정말 이뻤어요.

​그 고운색이 그대로 계곡물에 비쳐서 물까지 붉었는데요. 내내 붉은색을 보고 있으니 눈에 필터를 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이한 현상이 생기더라구요.^^ 하늘이 흐려서 그런가요. 푸른빛이 없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었나 봅니다. 어딜 보아도 온통 울긋불긋, 이 가을 강원도 가볼만한곳으로 강추해요.

​촉촉하게 젖은 숲길은 마음도 차분하게 만들어주었는데요. 발아래만 보고 걷게 되는 길이 있는가하면 계곡 쪽으로 나온 데크길이 있어서 걷기 편안한 길도 있었어요. 데크길에서 바라보는 주변은 또 얼마나 절경인지. 한발짝 내딛고 돌아보고, 한발짝 내딛고 돌아보면서 속도가 나지 않는 가을날의 선재길이었어요. 강원도의 가을은 어디나 이런 모습일 아닐까 싶었는데요. 가을을 충분히 가까이 만난후 보내고 싶다 한다면 가볼만한곳으로 추천 꾹꾹입니다.

월정사와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산길에 나타났는데요. 단체로 오신 분들도 어느 지점에서 내려 다같이 이동을 하다보니 줄지어 올라오는 분들이 많았어요. 길이 좁아서 사람이 많으면 피해주는 시간이 더 걸릴 거 같은데요. 주중이라 이 정도임에 감사한 생각을 하면서 걸었어요.

오대산은 자장율사가 창건한 월정사와 상원사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산인데요. 오래전 이 두 곳을 오가면서 수행하던 스님들의 길이 이제는 사람들의 발길로 이렇게 북적이게 될거란걸 짐작이나 했을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이뻐하는 코스 중의 한곳인데요. 이 지점이 정확하게 어디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막상 걸으면 딱 이곳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섶다리 전에 나오는 길인줄 알았더니 지나서 한참 걸어오니 만나게 되었어요.

이쁘다하는 곳에 벤치가 있는 걸 보니 누구에게나 같은 풍경으로 보이나보다 했습니다. 사람이 없을 때는 그저 이쁘다는 표현이었는데 사람과 같이 하니 있어야할 곳에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완성되었어요.

손에도 같은 색으로 물들이는 가을색이라니.. 찬란한 가을을 목청 높여 노래해도 부족할 오대산 선재길의 풍경이었어요.

​붉음에도 같은 붉은색이 하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가을색이었는데요. 이런게 총천연색이라고 하는 건가 싶더라구요. 자연 그대로의 색, 인공적인 색깔이라곤 하나 없는 곳인데도 유난스럽게 붉은 단풍나무를 보면 이거 진짜인가 싶었어요.

혹여 비라도 내리면 빗물이 빨갛게 물들어서 떨어질 것만 같은 붉은색이었어요. 고개를 들고 단풍잎을 보느라고 발아래를 살피는 것도 잊게 되던데요. 며칠전 단풍 구경하다 다친 분의 사연을 들었는데 그럴만도 하겠다 싶어 조심스러워졌어요.^^

​상원사쪽은 붉은색의 단풍이 많이 보였는데요.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색이 점점 옅어지고 있지요.

10월 말로 가까워지면서 아래쪽까지 붉게 물들어 갈 겁니다.

​계곡으로 드리운 가지가 얼마나 붉은지. 오대산의 계곡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이 있나 봅니다. 차가운 계곡물이 물드는 속도를 재촉했나 보다 싶으면서도 숲에서 보이지 않던 풍경이 계곡으로 나오면 숲이 보여서 그것도 하나의 볼거리였어요. 숲에서는 숲이 보이지 않듯이 계곡으로 나와서 뒤돌아보거나 산자락을 보면 한 폭의 거대한 수채화를 보고 있는거 같았어요.

​아래쪽으로 내려올수록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져갔는데요. 월정사를 지나서 차에서 내려 상원사 방향으로 걷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경사가 크게 심한 건 아니지만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싶었는데 산행복장을 하신분들은 아무래도 경사가 더 반가울지도 모르겠어요. 정상을 향하기보다 숲길을 걷는 트레킹 정도의 코스라 신발만 적당한 것으로 준비한다면 누구나 걸어도 괜찮을 숲길이에요. 가파른 산을 힘들게 오르는 것은 싫고 단풍은 충분히 보고 싶다 한다면 강원도 가볼만한곳으로 이곳만한 곳이 없을거 같습니다.

​계곡길을 접어들면 누구나 저렇게 붙박이가 되어 버렸는데요. 다리 위에서 보여주는 물든 계곡에 그냥 지날 수가 없었을 겁니다. 단풍고운 한편에 서서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했는데요. 다들 소녀가 되어서 연신 깔깔대고 웃으면서 단풍보다 고운 미소를 짓고 있었어요. 셀카를 담다가 그쪽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를 보고는 머쓱해서 고개를 돌리시던데요. 여기서는 오늘은 당신들이 주인공이니 맘껏 즐기시면 될 거 같아요.

​그렇게 오대산 보메기를 지나서 회사거리로 가는길. 단풍길만 있나 싶으면 또 잘 생긴 소나무가 좁은 길을 내어주는 숲길도 만나게 되었는데요. 푸른 소나무 사이에 단풍나무가 가지를 뻗어 있어서 나중에 물이 들면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낼 거 같았어요.

그리고 언덕진 곳을 지나서 내려오니 너른 밭이 펼쳐졌는데요. 숲길 곳곳에 화전금지말뚝이 있는 걸로 보아 그 옛날에는 화전민들이 살던 곳이었겠다 짐작하게 했어요. 화전민이 살던 곳은 흔적으로만 남았지만 너른 터에는 아직도 농사를 짓는 밭으로 활용하고 있었어요. 배추인가 했는데 가까이 보니 양배추였어요.

​요즘 안되는 솜씨로 그림을 그려보고 있는데요. 계곡물 흐르는 골짜기 양쪽의 물든 나무들이 현실적이지 않게 다가오는 겁니다.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느낌. 그렇다고 막상 흉내를 내려고 하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해졌지요. 눈으로 보고 공기를 들이키면서 직접 봐야 이 느낌이 전달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내 실력으로는 자연을 표현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했는데요. 지금도 멍하니 바라보면서 단순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네요.ㅎ

​우와~ 우와~ 감탄하면서 걷다보니 회사거리까지 도착을 했어요. 평창 갈만한곳으로 월정사는 필수적으로 들리잖아요. 월정사에서 이어지는 선재길을 따라서 회사거리까지 걸으면 30여분 내외로 부담 없이 가볍게 걸을 수가 있어요. 걷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경내만 보고 돌아서지 말고 이곳까지는 꼭 걸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이 오대산에서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던 회사, 제재소가 있던 곳이라서 회사거리라고 불렀다고 해요. 회사거리에는 약 360여 가구의 화전민이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화전민터가 있었는데요. 이들은 산에 불을 놓아서 들풀과 잡목을 태운 후에 농사를 짓고 생활을 했데요. 1960년대 말에는 화전정리사업으로 이주하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어요. 현재 회사의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지역주민이 불렀던 "회사거리"라는 명칭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어요.

​회사거리에서 월정사까지는 아무 평탄한 길이에요. 나무사이를 걷는가 싶으면 바로 데크길로 이어졌는데요. 삼삼오오 등산복차림, 가벼운 나들이차림으로 찾는 분들 등 다양해요. 전망대에서는 아름다운 배경에 아이처럼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담던데요. 여기서 이렇게 열광을 하면 위로 올라갈수록 펼쳐지는 단풍을 보면 오늘 하루 종일 사진만 담게 될지도 모르겠던데요.

늘 느끼는 거지만 길 위에는 역시 사람이 있어야 아름다운 거 같습니다. 이날 오대산 선재길 단풍을 보면서 단풍처럼 물들었던 언니들. 언제 같이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같이하는 날이 오긴 하네요.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이 순수하게 예쁘다는 말로 전부 표현이 될거 같던 가을색이었는데요. 절정의 순간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라는 것에 놀라워하면서 감탄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언니들에게도 평창의 가을이 충분히 전해졌겠지요.

우람한 소나무 기둥 사이에서 뿌리는 내린 단풍나무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주변에 너른 땅이 있는데 왜 굳이 소나무기둥에 뿌리를 내렸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 환경에서 뿌리를 내리고 나무를 키운 생명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가도 되지 않을까 싶던데요.ㅎ 생명의 신비는 곳곳에 있었는데 우리가 지나쳤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여튼 그렇게 월정사까지 도착. 바로 도로를 건너면 경내로 이어지는 길이에요.

대표적인 평창 가볼만한곳, 월정사와 월정사전나무숲길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 643년 자장율사에 의해서 창건되었는데요. 영험한 정기를 받고 있는 사찰로 신라 자장율사 때부터 근대의 한암, 탄허 스님에 이르기까지 이름난 선지식인들이 머물러 온 곳입니다. 강원도 60여개의 말사를 관리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 템플스테이를 하러 찾는 분들도 많다고 해요.

​그렇게 다시 월정사에서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천년의숲길 월정사전나무숲길을 걸었는데요. 푸른 전나무숲 사이에도 단풍나무들이 조금씩 물이 들어가고 있어서 가을 정취를 느끼게 했어요.

​약 1km의 숲길은 그 옛날에 심은 아홉 그루의 중 두 그루가 퍼진 것이라고 하던데요. 사실 여부는 알 수가 없지만 천년동안 이곳에 뿌리내려 살았다면 그 후손들도 많을 거란건 짐작을 할 수 있겠지요. 그나저나 이 길위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다람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애완으로 키워도 될 정도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겁니다. 길을 가로 길러 가는것은 기본이고, 뭐 먹을 거 줄사람 없나 싶어서 발아래 기웃기웃 간을 보다가 가는 겁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에 익숙해진 거 같은데요. 귀여우면서도 안타깝고. 그래도 얘들을 위해서라도 먹이는 주지 않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다람쥐랑 친구하면서 전나무숲길을 따라 걷는 즐거움, 드라마 속 도깨비도 다녀간 곳이라 강원도 가볼만한곳 대표 명소 중의 하나인데요. 겨울도 이쁘지만 가을 천년의 숲길도 참 이뻤어요.

도깨비촬영지로 알려진 월정사 전나무숲길. 언제 걸어도 참 좋아요..

월정사 근처 먹을 곳, 곤드레밥 전문 성주식당

예쁜 가을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줄 알았더니 배가 고프니 걸음도 빨라지긴 하더라구요.^^ 월정사 일주문에서 진부 성주식당까지 11km 조금 넘는 거리라서 진부역에 도착해서나 월정사로 오가면서 들리기 좋은 위치예요.

​평창에 오면 늘 들리는 곳이라 인근으로 단풍여행하면 살짝 추천해보는 곳인데요. 갓 지은 곤드레밥과 강원도에서 나는 식재료로 채워진 밥상이라 시골에서 엄마가 해주던 밥상을 생각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점심시간대 즈음에 도착해서 식당 앞마당과 길 건너편 주차장에도 차들이 좀 있었는데요. 단풍철이 시작되긴 하는구나 했어요.

​일주문에서 출발하면서 예약을 해뒀는데요. 도착해서 주문하면 밥 짓는데 시간이 좀 걸릴 수가 있으니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오면 좀더 빠르게 먹을 수가 있어요. 시골집에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 평창여행 때마다 찾는 곳이라 이제는 친척집에 오가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예요. 돌아와서도 가끔씩은 생각나는 밥상. 계곡길을 좀 걸었다고 상위에 차려지는 갖가지 반찬을 보면서 입맛을 다셨어요. 고소한 들기름이 코를 자극하니 참을 수가 있나 말이에요.

​곤드레밥은 조금더 시간이 걸릴 거 같아서 막걸리 한잔용으로 메밀전과 도토리묵도 주문을 했는데요. 여전히 입안에 착착 붙는 강원도의 맛이란. 강원도 가볼만한곳으로 여행지만 찾을 것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찾는 것도 괜찮겠지요. 갓 버물려서 들기름 냄새도 살아 숨쉬는거 같던 도토리묵, 탱글함에 채소도 신선해서 씹는 맛이 좋았어요. 담백한 메밀전은 맛으로라기보다는 추억을 먹는 그런 심정으로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거 같아요. 아삭하게 씹히는 배추김치를 간삼아서 막걸리랑 같이 먹기에 딱이죠.

막걸리 한잔은 마다하지 않는 우리라. 탄산기에 캬~ 소리 내면서 기분 좋게 한잔씩 기울였어요. 싸~하게 위를 타고 내려가는 기분이 은근 좋잖아요.

​드디어 등장. 곤드레밥이 나왔는데요. 보들한 나물이 듬뿍듬뿍... 들기름에 고소한 깨까지 올려져서 고소함을 배가 시켜 놓았더라구요. 그 맛을 알기에 더 참기가 힘들었는데요. 된장도 뒤이어 들어오고 김도 늑장 등장. 이제 상이 완전하게 차려졌는데요. 반찬은 그때그때 종류가 좀 달라져요. 지금 이 반찬이 있다고 다음에 또 나올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건데요. 시기별로 나오는 식재료로 만들어지거나 그때그때 준비된 재료로 만들어 나오는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김치류와 두부조림, 생선조림, 장아찌류는 그대로였는데요. 피클 같은 장아찌도 양배추가 들어가기도 하고 명이나물이 나오기도 하고 그때그때 달라져요.

보글보글 된장찌개는 두부랑 곤드레나물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었는데요. 곤드레밥을 먹으면서도 밥상에 곤드레나물을 넣은 반찬도 먹을 수가 있었어요. 된장찌개에나 조림에 나물로도 넣어서 같은 재료지만 다른 음식으로 만날 수가 있었지요.

심하게 짜거나 한 것이 아니라서 곤드레밥 먹으면서 같이 먹기 좋은데요. 양념장이 아니라 된장찌개를 넣어서 비벼 먹는 것도 괜찮아요.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필요이상 푸짐한 것보다는 만만하게 손이 갈 반찬이었는데요. 곤드레밥만 먹어도 충분히 든든한 한끼가 될만해서 반찬 욕심은 많이 부리지 않게 되는 상차림인 거 같아요. 양념장 한스푼, 된장찌개도 몇스푼. 그렇게 듬뿍 담아서 넣어서 비볐는데요. 나물밥에 간이 없어서 그런지 그렇게 넣어도 강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음식 간이 세지 않아서 그것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춘거 같았는데요. 심심하면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줄어든 거 같아요.

​김에 싸먹어도 빅맛. 김이 너무 바르게 잘려 있어서 혹 조미김인가 할텐데요. 이전에는 직접 손으로 찢어서 나와서 딱 보면 맨김이라는 것을 눈치챘었거든요. 지금은 조미김처럼 단정하게 잘려 나와서 반찬으로 나온 건 줄 알 수도 있는데요. 조미 안된 자연김으로 나물밥을 싸서 먹으면 김향과 식감이 추가되어서 더 맛있게 먹을 수가 있어요.

맨밥에 다른 반찬들, 장아찌류를 넣어서 쌈해서 먹음 간도 딱 맞고 먹기 좋았답니다.

​별미로 건강식으로 인기 좋은 닭백숙.

여행 다니느라 고생한^^ 우리를 위한 보상식?, 보양식으로 닭백숙도 같이 먹었는데요. 항아리 같은 그릇에 검보라색의 국물과 닭, 그 위에 부추를 듬뿍 올려서 나왔는데요. 이것도 전 이미 먹어보았던 터라 그 맛이 기억나서 침샘이 마구 자극되었는데요.

이날 같이한 언니들도 꼭 한번 먹어봐야 할, 먹여주고 싶었던 음식이기도 했어요.

​흑미에 푹 고아서 보랏빛을 한 닭에 흑미와 다른 한방재료들도 첨가해서 국물이 진국이거든요. 다시 먹어도 역시나 국물이 끝내줬어요.^^ 이건 보약을 먹는 거다 하고 먹게 되던데요. 먹기 좋게 잘라주시는데 그 사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제가 맘대로 잘라 놨더니 모양이 좀 엉망이긴 했어요. 하지만 맛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부모님과 같이하거나 대접하고 싶은 분과 동행하면 추천해 드려요. 단, 바쁠경우에는 안된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ㅎ 미리 문의, 예약 주문하고 찾으시면 됩니다.

곤드레밥을 먹고 나오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들고 나오는 누룽지. 요즘은 바빠서 방안으로 들고 오실 겨를도 없으신가 봅니다.ㅎ 그런건 아닐테구요. 비닐에 넣어서 가면서 간식으로 먹으라고 이렇게 챙겨주시더라구요. 빠샥빠싹 씹는 맛이 얼마나 좋은지, 누룽지는 거절할 수 없는 간식인거 같아요. 몇 조각 먹고 말았는데 오며가며 뭔가 강력하게 씹고 싶다고 호소하던 한분이 다 먹어 버렸어요.^^

​가을 단풍이 보고 싶어서 기대하고 찾았던 날. 강원도 가볼만한곳으로 평창 오대산 선재길 단풍을 보면서 걸었는데요. 전구간은 아니었지만 1시간 30분~2시간여의 시간은 오색의 울긋불긋 단풍길에 황홀경이었어요. 절정을 순간은 아닐거라는 생각은 하고 왔는데도 생각보다 훨씬 빠른 걸음으로 계절이 흘러가고 있음을 알려주었어요. 이쁘다 소리를 얼마나 쏟아냈던지, 가을은 정말 예쁜 것이 분명했구요.^^ 이 길에 같이 있었던 모든 분들이 다 이뻐보였던 날이었어요.

이번주에는 절정의 순간을 달릴 거 같던데요. 월정사 선재길 단풍을 보고 싶다 하신다면 이번주를 놓치지 마시구요. 11월까지도 만추의 느낌이 물씬 날 거 같아서 낙엽 밟는 소리 들으면서 숲길을 걸으도 참 좋겠다 했습니다.

드라마 촬영지로 종종 등장하는 월정사전나무숲길도 꼭 걸어보시고요. 강원도의 맛을 담은 곤드레밥으로 건강한 한끼도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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